매튜의 억울한 죽음을 시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약 500명이 레라미에 모였지만, 몇몇의 말은 어쩐지 본질과 멀게만 느껴졌다. "레라미가 그런 도시가 아니란 걸 보여줍시다!"당차게 외치는 사람 뒤에 촛불을 들고 나란히 줄을 서서 따르는 사람들에 찜찜함을 느꼈다. 또 그 시위를 방해하기 위해 확성기와 같은 목소리로 "동성애는 악"이라며 소리를 우악스럽게 질러대는 목사는 사랑을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로 삼는 지도자 답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죽었을 때는 신문 기사에 조그맣게 나더니, 동성애자란 이유로 이렇게 세상이 떠들썩한 건 불공평하죠"라고 핀트에 어긋나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비난의 화살은 엉뚱한 곳에 있었다. 사실상 그 사람이 비난하고 분노해야 할 대상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어쩐지 이 모습은 어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많이 보던 모습이라 답답함과 울화가 치밀었다. 비난의 화살이 도대체 왜 피해자에게로 향하는 걸까. 우리가 이 같은 일을 겪었을 때 그리고 겪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진실을 밝히고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도록 그들의 처벌과 제도 개선에 힘쓰는 일이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분류된다는 점에서, 지구에서 가장 진화한 것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약자가 혐오의 대상이 되고 범죄의 대상이 될까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야 하는 약육강식의 세상을 살게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요지경이고 시대의 흐름은 언제든지 바뀌고 어떤 날에는 눈부신 햇살이 비치기도 하지만 어떤 날에는 비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거스를 수 없는 대자연의 운명에 따라 언제든지 재해를 당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누구든지 간에 항상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매튜가 울타리에 묶여 있던 곳.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그곳엔 매튜의 친구가 있었다. 바람이 있었고, 나무가 있었다. 밤에는 마을의 집집마다 불빛들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아 18시간 매튜는 그것을 바라봤겠구나.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을까. 세상을 원망하는 대신 동성애자인 죄 없는 당신을 탓했을까.
아버지가 가해자를 사형하길 원치 않음을 밝히며 가해자에게 "당신이 크리스마스에 촛불을 부는 즐거운 순간 우리 매튜를 떠올려주길, 내 곁엔 같이 축하할 아들이 없음을 죽을 때까지 기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요."라고 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